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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주도 전통 감물 염색용 옷감의 표백과 정련
등록날짜 [ 2022년12월05일 10시31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우리 민족은 백의민족이라는 별칭이 있다.

이 별칭은 흰색 옷을 자주 입은 데서 유래된 것인데, 진(晉)나라의 진수(陳壽)가 쓴 《삼국지(三國志)》 기록과 당나라에서 만든 《수서(隋書)》 기록에서는 부여와 신라 사람들이 흰옷을 숭상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선 민족이 백의를 숭상함은 아득한 옛날부터 그러한 것으로 언제부터인지는 말할 수 없습니다. 수천 년 전의 부여 사람과 그 뒤 신라, 고려, 조선이 모든 왕대에서 한결같이 흰옷을 입은 것은 그때마다 우리나라에 와서 보고 간 중국 사람의 기록에 적혀 있는 바입니다.”

이 내용은 조선 역사, 사회, 문화 등의 상식을 알기 쉽게 문답식으로 풀이한 책으로 1947년에 발간된 최남선의 《조선 상식 문답》에 나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에서 백의는 이처럼 삼한·삼국시대 이래의 오랜 유습임을 알 수 있고, 고려·조선시대에 이르러서도 변하지 않았다. 13세기 후반 고려 충렬왕 때 백의금지령(白衣禁止令)을 내렸으나 잘 시행되지 않았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도 태조, 태종, 세종, 연산군, 인조, 현종, 숙종, 영조 때 거듭 백의금지령이 내려졌으나 근대까지 흰옷을 입었던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백의가 전반적으로 많이 이용된 가운데 제주도에서는 조상 때부터 가죽옷 등 유색 복식을 입었던 전통과 함께 때가 잘 안 타고 시원하고, 작업에 편리한 점 등 여러 가지 장점이 많은 감물염색 옷을 착복하는 문화가 근대까지 이어져 왔다.
 
백의와 염색 옷은 제조와 이용 과정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 백의는 염색하지 않은 옷감을 이용해서 만든 것으로 염색과정이 생략되나 실이나 옷감을 표백해야 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백의는 또 색의에 비해 상대적으로 때가 잘 타거나 표시가 나 세탁을 자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색의는 염색이라는 과정을 거치는데, 염색이 잘 되게끔 하기 위해 표백과 정련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감물염색은 감 타닌이 폴리페놀(polyphenol)계 화합물로서 수소결합에 의해 셀룰로오스계 섬유에 친화력이 크므로 셀룰로오스계 섬유인 면섬유와 마 섬유 등에는 염착력이 좋아 표백과 정련을 다소 소홀하더라도 염색이 잘 되는 편이다.

이러한 특성이 있는 감물 염색에서 작업복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교한 염색을 하지 않아도 될 경우 실을 만들고 옷감을 만드는 과정에서 표백과 정련을 생략할 수도 있다.
 
정련(精練, scouring, boiling-off)은 염색 전에 염색을 방해하거나 얼룩이 원인이 되는 불순물, 식물성 섬유의 수지, 왁스 물질, 동물 섬유 속의 지방, 콜로이드 물질, 토사, 방적, 제직 공정에서 부착된 풀(전분), 기계기름, 먼지 등은 제거하는 공정으로 감물을 작업복 등의 목적으로 염색할 때는 정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과거 제주도에서는 감물 염색할 옷감에도 표백과 정련을 충실히 하였다.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서 태어나서 자란 오0인 씨(1939년생)에 의하면 “부모님은 11월쯤에 메밀 타작을 끝낸 다음 메밀대가 비를 맞지 않도록 보관했다. 그다음 해 봄에 목화를 심어 가을에 실을 만들고 베틀로 천을 짰다. 
 
직조를 해서 만들어진 천은 주로 메밀대를 태운 재를 헝겊에 싸서 물에 뜨거운 물에 담가 잿물을 내린 다음 천을 삶아 표백과 정련을 했다. 그다음 바농질(바느질)을 해서 옷을 만들어 보관했다. 여름철에 감물 염색 시기가 되면 감자떡 비누를 이용해서 보관해 놓은 옷을 빨아서 다시 한번 정련 처리를 하고 나서 염색을 하였다.”라고 했다.
 
제주도 전통 감물염색에서는 이처럼 감물 염색이 잘 되고, 염색성을 좋게하기 위해 직조한 천의 표백과 정련을 소홀하지 않았다. 즉, 제주도 전통 감물 염색에는 염색 그 자체뿐만 아니라 목화 등 섬유작물을 재배하여 실을 뽑고, 표백과 정련 등의 과정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그 과정과 기술은 매우 전문적이고 체계화가 되어 있었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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