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달력
공지사항
티커뉴스
OFF
뉴스홈 > News > 칼럼/사설 > 기념사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행사안내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칼럼-인도네시아 바틱에 적색이 없는 이유
등록날짜 [ 2020년10월23일 21시05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인도네시아의 문화에서 바틱은 빼놓을 수 없다.

바틱(batik)은 방염 효과가 있는 천연 밀랍으로 천에 그림을 그린 후 염색을 하고, 밀랍을 제거해 문양을 나타내는 납염(蠟染)이다.

납염은 많은 나라에 전통이 있지만 인도네시아처럼 국가를 상징하는 대상체로까지는 발전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바틱은 국가의 상징이자 문화의 정체성 그 자체이다. 바틱이 인도네시아에서 거대한 문화의 산맥을 형성한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그 첫째는 역사성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바틱은 자바(Java)의 영혼이라고 한다. 자바는 자바 원인(原人, Java man)의 뼈가 발견된 곳으로 인류발상지의 하나로 알려진 곳이다.

자바에서 바틱은 자생설과 도래설이 있는 가운데  왕궁 문화와 예술로서 발달됐다. 동시에 바틱의 문양에는 자바적 가치 원리와 사상이 들어가 있으며, 그것이 생명력을 갖고 대를 이어져 오고 있다.

둘째는 지역성, 종교 및 종족의 다양성과 정치적 행위가 결부되어 발달되었다. 지도상에서 인도네시아의 국토를 보면 참으로 넓다. 지역마다 종족과 언어 및 종교에 차이가 있는 등 다양하다.

그 넓은 국토는 수백 년 동안 외세에 의해 식민 지배하에 있다가 1950년에 인도네시아 공화국이 국제적으로 인정되었다.

인도네시아는 이때부터 자바섬을 넘어 역사상 처음으로 4개의 섬(자바, 수마트라, 칼리만탄, 술라웨시)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국가가 되었다.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Sukarno)는 바틱을 국가 건설 이념인 ‘다양성 안에서의 통합’, 즉 하나의 인도네시아를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으로 삼았다.

이후의 대통령들도 마찬가지였다. 바틱 옷을 교복으로 삼았고, 바틱 옷이 정장이 되었으며, 공무원의 근무복이 됐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바틱 옷을 입어야 했고, 바틱 옷을 입은 사람들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됐다.

바틱과 전혀 관련이 없고, 고유의 복장을 가진 지역의 섬사람들도 바틱 옷을 교복으로 입고 자랐다.

그러면서 바틱은 특정 지역과 종교를 넘어 인도네시아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통일시키는 구심체이자 문화로 발달되었다. 

인도네시아에서 바틱에 대한 보호와 장려는 진행형이다. 인도네시아의 바틱은 2009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된 세계의 유산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바틱 업체는 지난해 기준 약 4만 7천개사가 조업 중이며 약 20만 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합성염료를 이용하고 있지만 천연염료를 이용한 업체들도 적지 않다.

인도네시아의 천연염색 바틱은 역사성이 있고, 예술성 및 기술이 뛰어나지만 견뢰도 등 문제점도 많다.

유네스코에서는 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18년부터 ‘풀뿌리 혁명-바틱 천연염색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프로젝트의 일한으로 필자를 초청하였으며, 필자는 인도네시아의 천연염색 바틱 현장을 방문해서 문제점을 조사했다.

그리고 다시 인도네시아를 방문해서 천연염색 바틱계 주요 인사 30여명을 대상으로 문제점의 개선 방안 제시와 실습을 했다.

당시 1차 조사에서 크게 부각 된 것은 견뢰도 보다는 적색 염색이었다. 기술개선을 돕기 위해 방문했지만 견뢰도와 다른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전통을 자랑삼아 일종의 우월 의식을 갖고 있었으며, 적색 염색 기술만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바틱 관련 국립기관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천연염색 바틱에 대해서는 많은 기술 개발과 보급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으며, 적색 염료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했다.

현장에서 느낀 점과 견뢰도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점을 설명하려 해도 들으려고 하지 않고, 적색 염색 이야기만 했다.

그래서 적색 염료는 인터넷만 뒤져도 락, 코치닐 등 다양한 염료가 있으며, 이것을 바틱의 특성에 맞게 적용하면 된다며 사례와 함께 설명을 했다.

그 때부터 문제점에 대해 수용하려는 자세를 취했고, 적색 염료뿐만 아니라 감물염색까지도 실습하게 되었다.

천연염색은 인도네시아의 바틱처럼 전통은 매우 오래되었으나 주변 환경은 급변하고 있으며, 관련 정보의 생성은 풍부하고, 유통은 빠르게 갱신되고 있다.

주변에 눈을 돌려 보거나 전문 자료를 찾아보면 많은 정보가 있는데도, 이의 수용에 소극적이고, 비전문적인 자료와 정보에 의존하는 사례도 많다.

그리고는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받아들이면서 전문적인 것을 비전문적이라고 몰아세우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그래서는 발전하지 못한다.

인도네시아 바틱에서 적색이 없었던 우와 같은 것을 범하지 않으려면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고, 전문적인 정보를 정확하게 수집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편집부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일자
(입금자명 + 입금일자 입력후 국민은행:760-01-0057-191/세계섬유신문사로 입금해 주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행사안내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칼럼-“위드 코로나” 시대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나? (2020-10-26 16:38:42)
칼럼-코로나19가 만들어낸 천연염색 키트 상품 (2020-10-15 08:4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