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천연염색 가죽 운동화가 크라우드펀딩으로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천연염색(에코프린팅) 가죽 운동화는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에서 2020년에 공모한 대한민국천연염색문화상품대전 금상 수상작이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성공적 출발을 하게 된 에코프린팅 가죽 운동화는 천연염색계에서는 상당히 진보적인 사례를 만들었다. 그동안 다양한 분야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을 활용해 왔던 것에 비해 천연염색은 그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은 군중(crowd)과 자금조달(funding)의 조합어로 자금이 필요한 개인, 단체, 기업이 불특정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그 역사는 수 백 년 전 유럽의 책 출판 시스템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유럽에서는 책의 출판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었기 때문에 출판 이후에 책을 팔지 못하게 되면 출판사의 파산 위험이 높았다. 그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저자와 출판사는 신간을 발행할 경우 사람들에게 신간을 홍보하고 구매 예약을 받았다.
예약 금액이 출판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책의 집필, 교정, 인쇄를 진행했다. 17세기에는 기부를 받아서 책을 출판하기도 했는데, 이때는 기부자의 목록을 책에 표기했다. 이러한 방식은 1984년에 자유의 여신상을 제작할 때 부족한 제작비를 기부에 의해 충당한 것에도 적용되었다.
최근의 크라우드펀딩은 주로 인터넷의 중개 사이트(플랫폼)를 통해 이루어지며, 그에 따라 명칭이 달라지기도 한다. 방법은 모금자들이 모금 취지, 목표 금액, 모금 기간, 투자 보상내용 등을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하고 이와 관련된 자료를 제시하면 다수의 개인들이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를 골라 중개 사이트 계좌로 돈을 보낸다.
중개 사이트에서는 모금액이 정해진 기간 동안 목표에 미달되면 모금 참여자에게 되돌려 주고, 모금에 성공하면 일정의 수수료를 뗀 다음 모금자에게 돈을 전달해주는 식으로 운영된다.
크라우드펀딩의 유형은 자금 제공자의 수익(대가) 형태에 따라 금전적 수익이 없는 ‘기부형’, ‘금전 반환이 수반되는 ’투자형‘, 프로젝트가 제공하는 어떠한 권리나 물품을 구입하여 지원하는 ’구매형‘으로 구분된다.
에코프린팅 가죽 운동화는 위의 유형 중 ‘구매형’으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기업인 와디즈펀딩을 활용했다. 에코프린팅 가죽 운동화는 대한민국천연염색문화상품대전 수상작으로 상품은 우수하지만 몇 개만을 제작하기에는 제작 단가가 너무 비싸게 된다.
그렇다고 운동화 크기와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 차이가 큰 상태에서 대량 제작을 하게 되면 비용의 환원측면에서 위험 부담이 커서 만들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와디즈펀딩을 활용한 것이다. 에코프린팅 가죽 운동화의 사진을 게재하고, 특성 설명과 가격을 제시한 다음 구매 희망자를 모집했다.
목표로 하는 모집 인원은 단기간에 이뤄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우수한 품질과 대한민국천연염색문화상품대전 금상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신뢰를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에코프린팅 운동화 사례는 천연염색 제품의 유통경로의 확대와 소비자 접근성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소량 제작 시 제작비가 많이 소요되고, 소비자의 기호도 차이가 커 상품화에 대한 위험 부담이 큰 상품도 위험 부담을 안지 않고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도 큰 의미는 수공예적인 천연염색 제품에서도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사례를 참조 삼아 천연염색계에서도 크라우드펀딩을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